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소나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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v지수v(@dlwlswls777)2013-07-06 17:16:28

소 나 기
최명운
소 풀 뜯어 먹이려 나간 들녘에서
나리꽃 이파리에 달린
까만 진주 씨앗을 따서 놀던 개구쟁이 그 시절
갑작스레 내리는 소나기에 어쩔 줄 모르다가
인삼밭 막사로 뛰어들었지요
인삼밭 둔덕엔 가지런히 인삼이 심어져 있고
인삼 죽에는
빨간 인삼 딸기 꽃송이처럼 매달렸어요
주머니 속 나리꽃씨를 꺼내고
인삼 죽에 매달린 인삼 딸기 따서
가위바위보 하며 따먹기 했네요
얼마나 놀았을까
가위바위보도 시들해질 즈음
왕방울 같은 눈동자 깜빡거리며
인삼밭둑 빗방울 머금은
흔들리는 강아지풀 따 먹으려는 개구리 놀리다가
빨간 인삼 딸기 살짝 던지면
날름 혓바닥으로 낚아챘지요
막사를 집어 삼킬듯한 천둥 번개
진악산으로 넘어가고
저 멀리 우왕소 골짜기
일곱 색깔 무지개를 바라보며
소를 물고 질퍽한 풀밭을 지나왔네요
뽕나무에 달린 오디 따먹고
보리수와 산딸기 따 먹던 고향 아직도 생생한데
오늘은 소나기 하염없이 내려
그 시절을 그립게 하네요
소나기 그치고 햇살이 빵끗 나오면
초롱초롱한 도라지 꽃 펑 터지는 듯
맑디맑은 소리가 났지요
칡넝쿨 잎에 고인 빗물을 빨거나
옥수수 대공 꺾어 먹던 잊을 수 없는 그 시절 내 고향
발자국에머물다. by 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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